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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3천 찍고도 6개월 만에 접은 홍대 가게의 원가 장부

영수증 끝자리에 적힌 부가세 10%가 월 300만 원이었을 때, 나는 그게 가장 큰 출혈이라는 걸 몰랐다.

2023년 초 홍대입구역에서 룸形式/bar를 열었다. 인테리어에 1억 2천, 전세보증금 5천, 초도상매입 3천. 총 2억 가까이를 투입했고, 3월 개업 첫 달 매출 3천을 찍었다. 분위기 좋았다. 손님도 꾸준히 왔다. 그런데 8월에 문을 닫았다. 원인은 매출이 아니라 원가 구조에 있었다.

## "월 3천이면 남는 거 아니야?"라는 착각

손님 100명 받으면 리터율 0.5에 15만 원짜리 위스키 60병 팔렸다. 매출 900만 원. 술원가 270만 원(매입가 4.5만 원 × 60). 여기서 세금 90만 원 빠지면 540만 원 남는다. 여기에 월세 700만 원, 인건비(매니저+서빙 3명) 850만 원, 전기·수도·가스 180만 원, 소모품·세탁 120만 원. 월 고정지출 1,850만 원. 리터 매출만으로는 1,300만 원 적자다.

나머지는 안주 매출로 채워야 했다. 안주 마진 55% 가정할 때, 월 안주 매출 2,400만 원은커녕 1,500만 원도 겨우 찍었다. 손님들이 위스키 시키고 치킨은 바깥에서 사오는 습관이 있었다. 홍대 근처 배달 앱 3곳에서 주문하는 걸 눈으로 봤다.

## 살아남은 곳들이 한 일

지금도 홍대에서 장사 잘 되는 데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주류 단가를 높이되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다. 위스키를 병으로 파는 게 아니라, 직원이 직접 테이스팅 노트 읽어주고 글라스 세팅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붙인다. 병당 4.5만 원 매입가가 18만 원에 팔린다. 마진 75%.

둘째, 안주를 빼앗지 않는다. 오히려 "바깥에서 사오셔도 됩니다, 단 데워드리고 세팅해드리는 서비스비 3만 원만 받겠습니다"라고 한다. 적자를 메우는 게 아니라, 서비스비라는 이름으로 순이익 100% 상품을 만든 셈이다.

## 청담과 홍대의 가격 구조 차이

접대 상황에서 홍대를 피하는 이유가 있다. 접대 장소 추천 목록에 청담동이 올라오는 건 단순히 분위기 때문이다. 접대는 "多少钱 쓸 건데?"가 아니라 "상대방이 이 돈의 가치를 어디서 느끼게 할 것인가"의 문제다. 청담 셔츠룸 같은 곳이 유지되는 건, 가격이 비싸다는 사실 자체가 접대 대상에게 "당신에게 이만큼 투자한다"는 메시지가 되기 때문이다. 홍대는 반대로, 15만 원 술을 마셔도 "홍대니까 싸게 먹었네"라는 인식이 꽂힌다. 원가 대비 효율이 역방향이다.

## 폐업 전에 자문할 것 세 가지

1. 내 단골 손님 20명이 안주를 바깥에서 사오면, 나는 어떤 추가 수익 모델을 붙일 수 있는가?
2. 리터 매출이 월 고정지출의 120% 이상을 커버하지 못할 때, 몇 달 버틸 수 있는가?
3. 손님이 "여기 오면 뭔가 특별하다"고 느끼는 포인트를 30초 안에 설명할 수 있는가?

이 세 가지 질문에 답이 막연하면, 매출 숫자는 허구다. 원가 장부 첫 페이지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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