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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대용 룸 잡을 때 시간당 15만원과 35만원의 차이는 인테리어가 아니라 수도세다

임차인 명의로 수도 계량기가 2개 달려 있던 그 가게, 권리금 2억 받고 넘긴 실거래 내역서를 우연히 다시 보게 됐다. 양도일 기준 월 매출 8,400만원짜리 룸 9개 규모 업장이었는데, 순이익률이 14%밖에 안 나오더라. 업주가 바보였던 건 아니다. 원가를 착각한 거다. 대부분 그렇다. 룸 단위 서비스업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원가가 역설적으로 흐른다.

### 시간당 15만원 룸의 진실

1인 기준이 아니라 룸 기준이다. 통상 4인에서 6인 들어가는 방. 시간당 15만원짜리 C급 매장의 경우 인테리어 감가상각비가 시간당 8천원을 못 넘는다. 에어컨 필터 청소 연 1회 하는 곳도 태반이다.

이런 곳들의 진짜 비용은 의외로 '물'이다. 화장실 청소 횟수, 주방 식기 세척, 얼음 생산량까지 전부 합치면 하루 수도 사용량이 2.5톤을 쉽게 넘는다. 특히 접대 장소 추천받아서 단체로 오는 테이블일수록 얼음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양주 한 병 깔 때마다 얼음통을 통째로 새로 채워야 하는 구조니까. 문제는 이걸 모르고 임대차 계약할 때 수도세를 임차인 부담으로 넣는 순간, 마진이 3%에서 5%까지 바로 까인다. 그 내역서의 업주가 그랬다.

### 시간당 25만원대 B급 룸의 함정

B급은 애매하다. 인테리어에 돈을 썼기 때문에 시간당 감가상각비가 2만 5천원 수준으로 뛴다. 근데 주류 단가를 A급처럼 못 받는다. 발렌타인 17년산을 B급에서 팔면 18만원 받지만 A급은 26만원도 받는다. 같은 병인데.

여기서 생기는 간극이 가스비에서 터진다. 룸 온도를 23도로 유지하기 위해 겨울에 시간당 4만원어치 난방이 들어가는 구조면서, 손님은 발렌타인을 18만원에 마시고 있다. 난방비가 주류 마진을 잡아먹는 기형이 발생한다. 권리금 2억 주고 나간 그 가게도 11월부터 2월까지 네 달간 난방비로만 월 370만원이 깨졌다고 한다. 내역서에 적혀 있던 걸 본 순간, 이 업종은 장사가 아니라 에너지 관리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시간당 35만원 A급 룸의 착시

여긴 인건비가 문제다. 시간당 35만원쯤 받는 곳은 보통 직원 1인이 커버하는 룸이 2개를 넘기면 안 된다. 주류 오더, 얼음 교체, 타월 서빙, 노래방 기기 리셋까지 합치면 3개 룸부터는 서비스가 붕괴된다. 그런데 이 규칙을 안 지키는 업장이 대부분이다. 인건비를 18%로 맞추려다가 객단가가 깨지는 패턴.

냉장고 얘기를 좀 하자면, 35만원짜리 룸에서 나가는 위스키 냉장고는 소비전력이 1.2kW다. 일반 업소용의 두 배. 이걸 모르고 일반 전기 증설만 하고 들어가면 두 달 후 차단기가 나가거나, 전기세 폭탄을 맞는다. 내가 본 그 내역서에도 전력 피크 타임 요금 폭탄으로 한 달 160만원이 추가된 이력이 있었고.

### 결국은 초기 세팅에서 갈린다

업종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 룸 단위 서비스업은 한 번 인테리어 들어가면 5년은 못 바꾼다는 전제로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권리금 2억을 주고 산 사람이 5년 뒤에 무슨 생각을 할까. 아마 내가 본 그 내역서처럼, 나가는 날까지 월세 밀리지 않게 버티는 걸 목표로 살게 될 거다.

그 가게가 망한 이유는 단순하다. 손님이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당 1.2톤씩 나오는 물 사용량을 임대차 계약서에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접대 장소 추천을 아무리 잘 받아서 테이블 회전율을 올려도, 인프라 원가를 모르면 매출이 늘수록 적자가 가속화되는 구조가 룸 서비스업이다.

교대 노래방